애송시·애창곡』                                                                                        

▣ 애송시 애창곡


금수강산 동반도  작사.작곡 :미상/ 채보 :전 태수

                 - 금수강산
동반도는 우리집이요   백의민족 삼천만은 우리 형제라
                             
                 - 우리강산 아름다움 천하 빛나고  우리민족 고운 마음 변할길 없네

                            


금수강산 동반도에 대한 약간의 설명


- 북한에서 1945, 46년 무렵에 유행한 노래였다.


내림 마 단조인 이 노래는 약간 구슬픈 가락이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우리의 소원」보다 가사 내용이나 곡조가 더 서정적이면서도 현실적이어서 호소력이 훨씬 강한 노래라고 본다.


이 노래가 남한에서 먼저 불려지다가 북쪽에까지 퍼진 것인지, 아니면 북쪽에서 작사 작곡되어 북한에서만 부른 노래인지, 그 족보를 나는 모른다.


아무튼 “우리의 소원”이란 노래에는 난 넌덜머리가 난다. 남북한 주민이 합창할 때에도 역겨움을 나는 느꼈다. 심지어 통일에 대한 절망감을 표출한 넋두리로 들릴 때도 있었다. 

아마도 이 노래가 남북한에서 정치적인 선전 도구로 쓰이고 있은 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국민에게 “소원을 뇌까리면 통일을 앞당기게 되겠지.”라는 안이한 사고 방식을 확산시킴으로써 통일 문제를 이성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감성적으로 해결하려는 고약한 마음의 자세를 길러 주었다는 점에서도 이 노래는 인제 지겹다. 눈물을 흘렴서 부르는 통일운동 전문가들을 볼 때는 호들갑을 떠는 것으로 보일 때도 있고.

독일 국민은 이런 노래를 부르지 않고도 조용히 슬그머니 통일을 했지 않은가!

이제부터는 “금수강산 동반도”라는 노래, ‘통일’이란 말이 한 군데도 들어가지 않은 이 노래를 남북한 국민이 함께 부르면서 서로 진실해지도록 애쓰면 어떨까 싶다.

2절 가사는 기억나지 않아서 1절만 실었는데, 가사 중에 고칠 곳은 “백의 민족 삼천만”을 “칠천만”으로 바꾸는 것뿐이라고 생각된다.


남북한 정치인들이 진실로, 참으로 거짓 없이 민족과 민주주의를 실천할 의욕만 있다면 이 노래 쪽을 더 많이 불러 주기를 바란다. 

통일이 되면 통치자 입장에서 피통치자가 대폭 늘어난다는 이점은 있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실질적인 이득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자면, 통일 문제는 시급한 문제가 아니라 7천만 코리안 족속이 정직하게 잘만 살면 지금 상태로 좀더 살다가 봄눈 녹듯이 천천히 이루어져도 좋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런 시각에서도 “통일”을 너무 직설적으로 강조한 “우리의 소원”보다는 우리 민족의 장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끝내는 “금수강산” 쪽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고 유리하다고 본다. 우리의 통일은 “빨리”보다 “건강하게” 쪽이 더 중요하니까. 

나는 반통일분자가 아니다. 

1945년의 분단보다 더 심각한 민족 분열이라든가 현시점보다 더 심각한 부정 부패를 남북한이 합작할 우려가 있는, 그런 얼렁뚱땅 식의 성급한 통일을 반대할 뿐이다.  


/ 010307 물 1040 / 솔연(率然)

 

 詩로  정리해 본 呻吟史와 歡喜史

   

나 사는 땅에게---조병화

 나무를 심으며---이인석

공동 매장---조병화

간---윤동주

     옹호자의 노래---김현승

   수운이 말하기를---신동엽

익사 ---박이도

절대고독---김현승

겨울바다---김남조

서풍---메이스필드

해질 무렵---요시노 히로시





















나 사는 땅에게


                                   趙  炳  華


너는 아무런 죄도 없이 천대를 받고 있는 땅이기에

너는 말없이 수많은 고난을 뼈아프게 겪고 있는 땅이기에

너는 긴 세월을 사랑도 없이 호올로 지내온 땅이기에

나는 흐느껴 너를 사랑한다.


모진 풍랑 속에서

너는 가난한 우리를 지키고 키우고 있는 땅이기에

맑은 山水로 우리의 혈액을 맑게 하여 주고

기름진 곡식으로 우리를 살찌게 하여 주고

새 푸른 하늘 아래 우리를 어질게 키워 주고 있는 땅이기에

나는 뜨겁게 너를 존경한다.


참혹한 겨울을 견디는 숭고한 너의 모습아.

매마른 동산에 꽃피게 하는 뜨거운 너의 사랑아

수목의 즐거운 그늘아

단란한 마을,그 풍성한 향연의 불꽃들아

동란의 그 치열 속에서

무수히 총탄을 맞아가면서도

너는 모든 것을 간직해 낸 그 힘이 장하다.

처참히 견뎌 내린 인내와 그 지조가 장하다.


너는 나를 낳은 땅

너는 나를 영원히 잠들게 할 

땅이기에

너는 나와 더불어 너의 환희 너의 비애를 영원히 같이 할

땅이기에

너는 나와 더불어 너의 슬픔을 슬퍼할 수 있는 

고마운 그 정을 같이하고 있는

땅이기에

너는 내 가슴 깊은 곳에 

오랜 조상들로부터의 詩의 씨앗을 뿌려 준 

땅이기에

너는 아픔을 호올로 견디는 너의 가슴에

그 씨앗의 슬픈 아름다운 정을 피여 주고 있는

나의 땅이기에


흐느껴 너와 같이 나는 있다.

영 너의 곁에 너와 같이 나는 있으리라.


나는 너의 슬픈 피리이기에

나는 너의 외로운 사랑이기에

<57.2월호 사상계에서>


















나무를 심으며


                                  李  仁  石


수목 이름을 구원해 주소서.

무한한 생명 大地의 넋인 울창한 숲을 불러 일으켜 주소서.

가도 가도 끝없는 푸름

아득히 하늘을 덮은 숲으로 하여 

매마르고 거치른 이 마음을 적시어 주소서.


황폐한 이 고장을 어찌타 금수강산이라 하옵니까.

나무를 남벌하고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없는 

굶주림과 죽음의 땅으로 추망된 것은 

아귀(餓鬼) 된 에리식톤만이 아니옵니다.

스스로의 손발마저 잘라 먹은 신화를 

우리의 운명에서 거두어 주소서.


강파르고 매몰진 이 겨레의 마음이

헐벗은 산들의 노여움인 줄을 알았습니다.

핏줄마다 살기차게 움트고 있는

허위와 사악(邪惡)과 불의의 씨는 

물어뜯고 할퀴어 뼈마낭 앙상해진 대지의 저주임을 

알았습니다.


쩍쩍 갈라진 이 강토에는 

지금 뜨거운 피가 흥건히 고여 있습니다.

겨레를 부르며 쓰러진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소서.

하늘에 사모친 분노와 기원으로하여

하늘을 찌르는 숲을 이루어 주소서.


절통한 울음을 멈추고

가슴 풀어 헤친 채 노래를 불러야 하겠습니다.

불멸의 정신 솟음치는 생명력과 더불어.

만유(萬有)를 포옹하는 사랑을 불러 일으켜야 하겠습니다.

허망과 불안과 공포와 절망에서 벗어나

목숨의 아름다움을 노래해야 하겠습니다.


아침이슬이 구슬같이 내린 꽃숲으로하여

산산 들들의 문채(紋彩)를 황홀케하여 주소서.

잎들의 밀어(密語)와 푸른 향에 취케하여 주소서.

몽몽(濛濛)한 운무 속에 솟아 있는 봉우리마다

환희와 서기(瑞氣)에 부풀게하여 주소서.

마음과 마음에 그러한 숲과 푸르름을 주소서.

<56.11월호 사상계에서>






































공동 매장


-----1959년 최종역에서----

                

                                   趙  炳  華 


따지고 볼 것 같으면―실상은

너의 잘못도 아니고

나의 잘못도 아니다

한국의 경제학자의 말을 빌린다면

너와 나의 나라

우리의 나라 한국

코리아는 

―가난하기 때문에 가난한 것이다


참으로 만은 사람들이 죽어들 갔구나

1959년! 이 해 자체가 또한 

맞어 넘어 가는구나

방에서 

절에서

방죽에서 

바라크에서

광장에서

바람과 비 속에서

남의 나라 ‘니이가타’에서

그리고 나의 두뇌와 가슴에서

모조리 죽어 넘어가는 

1959년!

쓸쓸한 서울 거리

너와 나의 거리

종소리 울리는 나무가지 아래로

바람이 너무나 차구나


귀를 열면 모조리 남을 미워하는 소리

사회와 이웃을 비웃는 소리

나라를 욕하는 소리

너와 나와 우리를 저주하는 소리

마낭 죽어야 하고 죽이려 하는 소리

아무리 비켜서도 

이젠 비켜설 곳조차 없구나


들은 풍얼로

옛날 중국 어느 대나무숲 속

일곱 사람의 현자들처럼 살 수도 없는 것이고

개울물로 귀를 닦아낼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고 죽어서

싫은 물은 안 마실 수도 없는 노릇

역사가 마낭 나의 감옥이로구나

1959년이여!

너의 어진 손목이 줄음 접도록 일을 하였어도

너와 내가 이렇게 어려운 것은 

너의 죄도 아니고 나의 죄도 아니다

<59.12.30.동아일보에서>





























간(肝)


                                  尹  東  柱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우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사스 산중에서 도망해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라.


내가 오래 기르든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시름없이


너는 살지고

나는 여위어야지,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푸로메디어쓰 불쌍한 푸로메디어쓰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푸로메디어쓰.

-----1941.11.29작-----


<1948.1.30 발행,정음사간행,《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71쪽에서>













옹호자의 노래


                                   金  顯  承


말할 수 있는 모든 언어가

노래할 수 있는 모든 선택된 사조(詞藻)가

소통할 수 있는 모든 침묵들이

고갈하는 날

나는 노래하련다!


모든 무형한 것들이 허물어지는 날

모든 우리의 꽃향들이 해체되는 날

모든 신앙들이 입증(立證)의 칼날 위에 서는 날 

나는 옹호자들을 노래하련다!


상식으로충만한 거리여

수량의 허다한 신뢰자들이여

모든 사람들이 돌아오는 길을 

모든 사람들이 결론에 이르는 길을 

바꾸어 나는 새삼 떠나련다!


아로새긴 상아와 유한의 층계로는 미치지 못할

구름의 사다리로 구름의 사다리로

보다 광활한 영역을 가련다!

싸늘한 증류수의 시대여

나는 나의 우울한 혈액 순환을 노래하련다!


날마다 날마다 아름다운 항거의

고요한 흐른 속에서

모든 약동하는 것들의 선율처럼

모든 전진하는 것들의 수레바퀴처럼

나와 같이 노래할 옹호자들이여

나의 동지여

오오,나의 진실한 친구여!  <55.1월호 현대문학에서>




수운(水雲)이 말하기를 


                                  申 東 曄


수운이 말하기를,

슬기로운 가슴은 노래하리라.

맨발로 삼천리 누비며

감꽃 피는 마을

원추리 피는 산길

맨주먹 맨발로

밀알을 심으리라.


수운이 말하기를,

하눌님은 콩밭과 가난

땀 흘리는 사색 속에 자라리라.

바다에서 조개 다는 소녀

비 개인 오후 미도파 앞 지나는 

쓰레기 줍는 소년

아프리카 매맞으며

노동하는 검둥이 아이,

오늘의 논밭 속에 심궈진

그대들의 눈동자여,높고 높은

하눌님이어라.


수운이 말하기를,

강아지를 하눌님으로 섬기는 자는

개에 의해

은행을 하눌님으로 섬기는 자는 

은행에 의해

미움을 하눌님으로 섬기는 자는 

미움에 의해 멸망하리니,

총 쥔 자를 불쌍히 여기는 자는 

그 사랑에 의해 구원 받으리라.


수운이 말하기를,

한반도에 와 있는 쇠붙이는

한반도의 쇠붙이가 아니어라.

한반도에 와 있는 미움은

한반도의 미움이 아니어라.

한반도에 와 있는 가시줄은

한반도의 가시줄이 아니어라.


수운이 말하기를,

한반도에서는

세계의 밀알이 썩었느니라.

<68.6.27.동아일보에서>





































익사(溺死)


                                   朴 利 道


누구와 살다 이 세상을 떠났나

못 이뤘던 사랑이 파도에 밀려나와

수런대는 갈밭에 보름달을 띄웠네.


육신은 어찌할꼬

달빛에 드러난 저 얼굴,

울고 가는 기러기 사연에

외롭다 하직하는 낙엽 속에 묻어라.


찬 비 오는 하늘에 오를까

해맑은 모래밭에 누울까

의지할 곳 없는 영혼

가을꽃에 숨어라

가을꽃에 숨어라.


* 박리도, ꡔ回想의 숲ꡕ(서울 : 삼애사, 1969), P.45.

* 띄어쓰기 일부 수정했음. 한자 단어는 한글로 바꾸었음.

* 1950년대 후반의 「돌체」 다방 시절에 몇 번 만난 적 있음.




















절대 고독


                            金 顯 承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눈을 비비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영원의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나는 내게로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뜻한 체온을 새로이 느낀다.

이 체온으로 나는 내게서 끝나는

나의 영원을 외로이 내 가슴에 품어 준다.


그리고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내 손끝에서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보내고 만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아름다운 영원을

내 주름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도 없는 나의 손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 ― 나의 詩와 함께.



* 김현승(金顯承), ꡔ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ꡕ(서울:열음사, 1984), PP.62-63.











겨울 바다


                                   金 南 祚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未知의 새

보고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海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虛無의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말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魂靈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의 물이

수심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 김남조, ꡔ김남조 시집ꡕ (서울 : 상아출판사, 1967), pp.21-22.

* 1972.4.13, 숙명여대 교수 연구실에 가서 저자 사인을 받은 애장본임.

* 한자와 띄어쓰기 등 모두 책대로 베껴 썼음.





서풍


                                J. 메이스피일드

                                李 昌 培 옮김


따스한 바람, 서녘 바람, 새소리 가득한 바람.

그 서녘 바람 소리 들으면 나는 언제나 눈에 눈물이 괸다.

그 바람은 서녘 땅, 오랜 갈색 언덕에서 불어오고,

서녘 바람에 4월이 들어있고, 수선화 들어있기 때문.


서녘 땅은 좋은 땅, 나 같은 고달픈 가슴에겐.

거기 사과밭은 꽃피고, 대기는 포도주처럼 달다.

거기 서늘한 푸른 풀이 있어, 사람들이 누워 쉴 수 있고,

거기 메추리는 노래한다, 둥주리에서 노래한다.


“자네, 고향에 돌아오지 않으려나, 오래 떠나 있었으니.

때는 4월, 꽃피는 계절, 아가위나무 하얗게 피어있고,

태양은 찬란하고 비는 따스하다네.

자네 고향에 돌아오지 않으려나,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으려나?


자네, 어린 밀밭은 푸르고, 거기 토끼는 뛰놀고,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희고, 비와 태양은 따스하다네.

들꿀벌 소리 듣고, 즐거운 샘을 다시 보니,

자네, 사람의 영혼엔 노래이고, 두뇌엔 활기일세.


자네, 종달새는 서녘에서 노래한다네, 푸른 밀밭 위에서,

그러니 자네, 고향에 돌아오지 않으려나, 와서 고달픈 발을 쉬지 않으려나?

자네, 여기 상처난 가슴에 향유가 있고, 아픈 눈에 잠이 있네.”

이렇게 따스한 바람, 새소리 가득한 서녘 바람은 말한다.


나는 가야겠다, 서쪽으로 가는 하얀 길을,

푸른 풀, 서늘한 풀, 가슴과 머리를 쉬고,

오랑캐꽃과 따스한 가슴과 메추리 노래 있는,

그 좋은 땅, 서녘 땅,내가 태어난 그 땅으로.


* 「서풍부(書風賦)」라는 이름으로도 번역된 바 있음.

* 이창배, ꡔ세계문학전집 69 : 20세기 詩選ꡕ( 서울 : 을유문화사, 1974), pp.15-16.

* ‘서녘’을 ‘북녘’으로 바꾸면 내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가 되기 때문에 애송함. 

* 메타포어가 전혀 없는 - 수채화 같은 - 아주 쉬운 시여서 더욱 좋음.











































해질 무렵


                               요시노 히로시

                                  전  태  수 옮김


他人の時間を小作する者が

おのれに歸ろうとする

時刻だ



他人の時間を耕す者が

おのれの時間の耕す方について

考えようとする

時刻だ



荒れはてたおのれを

思い出す

時刻だ



臍を嚙む

時刻だ



他人の時間を耕す者が

おのれの時間を耕さねばならぬと

心に思う

時刻だ



そうして

納屋の隅の

光の失せた鍬を

思い出す

時刻だ

 


남의 시간을 소작(小作)하는 자가

스스로에게로 돌아오려고 하는

시각이다


남의 시간을 밭갈이하는 자가

자기 시간을 밭갈이할 방법을

생각해보려는

시각이다


황폐해진 자신을

돌이켜보는

시각이다


배꼽을 깨무는 

시각이다


남의 시간을 밭갈이하던 자가

자신의 시간을 밭갈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시각이다


그리하여

헛간 구석의

빛을 잃은 괭이를

생각해내는 

시각이다



* 안자이 히도시(安西均) 편저, ꡔ戰後의 詩ꡕ(도쿄 : 사회사상사, 1962), pp.355-357.


* 위 시집은 1963년부터 1966년까지, 만 3년 동안 나와 펜팔을 했던 일본 여성 후지다 세쯔꼬(藤田節子)로부터 선물로 받은 책임.  결혼하여 찌다 세쯔(千田節子)로 이름이 바뀐 데다가 시인, 동화작가가 된 그녀를 1991년 6월에 도쿄에서 만났음.












오강묘(烏江廟)


                                    두목(杜牧)

                                    전태수 옮김


勝敗兵家不可期(승패병가불가기)

包羞忍恥是男兒(포수인치시남아)

江東子弟多豪俊(강동자제다호준)

捲土重來未可知(권토중래미가지)



이기고 지는 것, 온갖 싸움터에선 미리 기약할 수 없나니

부끄러움을 껴안고 견디는 자야말로 사나이 중 사나이

그대 고향에는 뛰어난 인물들 그다지도 수두룩하나니

천하 땅을 휩쓸며 질풍노도처럼 돌아올 줄 그 누가 알리오



* 불퇴전(不退轉)의 감투(敢鬪) 정신을 찬양한 이 시를 ― 인류 역사상 보기 드문 최악의 지옥 속을 드나들면서 생사의 기로에서 3년 넘게 헤매다가 자유 대한민국으로 2002년 2월 9일, 두 번째로 다시 돌아온 영웅적인 투사 ― 유태준씨에게 바침.



* 서초(西楚)의 패왕(覇王) 항우(項羽 : BC 232~202)가 해하(垓下) 싸움 때 한(漢) 왕 유방(劉邦)에게 포위되어 항전하지 않고 자살한 것을 안타깝게 본 만당(晩唐) 시절 시인 두목(杜牧 : AD 803~852)이 써 남긴 유명한 시임.



* 兵家 : 由來라고도 전해짐.

* 包羞忍恥 : 包羞忍辱으로도 전해짐.

* 江東 : 양자강 하류의 남부에서 소주(蘇州)를 중심으로 지역. 江南이라고도 일컬었음.

* 豪俊 : 才俊으로도 전해짐.

* 捲土重來 : 일본 책자 중에는 卷土라고 된 것도 있으나 오식(誤植)으로 봄.

* 勝敗兵家不可期 : 勝敗兵家事有之라고 기록된 전적(典籍)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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